창의력이 중요한 AI 시대,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1. AI 시대, 창의력이 더 중요한 이유
인공지능은 계산, 분석, 요약, 재조합 등 정형화된 문제를 매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그러나 ‘문제를 정의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기존의 관점을 전환하는 사고력’은 여전히 인간 고유의 능력입니다. AI가 아무리 발달해도, 창의성은 인간이 주도권을 갖는 최후의 무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창의력은 단순한 예술적 감각을 넘어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고 독창적인 해결책을 제안하는 능력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창의력은 디자이너나 예술가뿐 아니라 기획자, 마케터, 교육자, 관리자 등 모든 직군에서 요구되는 핵심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창의력은 타고난 사람들만의 전유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 뇌과학과 인지심리학, 교육학의 연구들은 창의력이 학습과 훈련을 통해 강화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실습 기반의 창의성 개발 방법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 창의력의 본질: 연결, 조합, 전환
창의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창의성은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무(無)’에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보, 지식, 경험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고 조합하며, 낯익은 것을 낯설게 보는 시각의 전환에서 출발합니다.
예를 들어, 가죽 소재로 가방만 만들던 회사가 같은 소재를 활용해 노트북 케이스를 만들거나, 정수기 기업이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확장하는 것처럼, 창의성은 기존 자원의 재조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AI도 인간이 구조화한 데이터 내에서만 창의성을 흉내낼 수 있을 뿐, ‘문제 정의’나 ‘기존의 틀을 해체하는 사고’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고, 이를 조합하는 실습을 지속적으로 반복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사고의 연결망이 확장되고, 낯선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응용하는 인지적 유연성이 생기게 됩니다.
3. 실습 기반 훈련법 ①: SCAMPER 기법으로 아이디어 확장하기
SCAMPER는 창의적 사고 기법 중 가장 널리 알려진 도구 중 하나로, 기존 아이디어에 7가지 질문을 던져 새로운 발상을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이는 Substitute(대체하기), Combine(결합하기), Adapt(응용하기), Modify(수정하기), Put to other use(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Eliminate(삭제하기), Reverse(반전하기)의 앞글자를 딴 약어입니다.
[실습 예시]
- 기존 제품: 텀블러
- SCAMPER 적용:
- Substitute: 뚜껑 소재를 플라스틱 대신 생분해 가능한 종이로 바꿔볼 수 있을까?
- Combine: 보온 기능과 스마트 온도 센서를 결합해볼 수 있을까?
- Adapt: 유아용 컵 디자인을 응용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까?
- Modify: 손잡이 디자인을 더 인체공학적으로 수정할 수 있을까?
- Put to other use: 화분이나 펜꽂이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면 어떨까?
- Eliminate: 필요 없는 부속품을 줄여서 가볍게 만들 수 있을까?
- Reverse: 텀블러 뚜껑을 아래로, 입구를 위로 바꿔보면 어떨까?
이렇게 단순한 제품 하나도 7가지 질문을 통해 수십 가지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SCAMPER는 회의 시간, 브레인스토밍 세션, 제품 기획 등 실무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창의적 사고의 틀을 제공해주는 훈련 도구입니다.
4. 실습 기반 훈련법 ②: 연상 네트워크 확장 훈련
창의적 사고는 연상 작용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정 단어나 이미지를 접했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이 다양할수록 사고의 확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연상 훈련을 통해 사고 범위를 넓히는 것이 매우 유효합니다.
[실습 예시]
- 키워드: 나무
- 연상 확장:
- 자연 → 숲 → 캠핑 → 불멍 → 휴식
- 재료 → 목재 → 가구 → 원목 테이블 → 공간 인테리어
- 상징 → 성장 → 뿌리 → 가족 → 가계도 → 유전자 검사
위와 같이 한 단어에서 다섯 단계 이상 확장해 보는 연습을 반복하면, 사고의 유연성과 상상력이 커집니다. 이를 메모 툴(Roam Research, Obsidian 등)에 기록하고 연결선으로 시각화하면 효과가 배가됩니다.
이 훈련은 글쓰기, 기획, 콘텐츠 제작, 광고 카피 발상 등에 매우 유용하며, 낯선 조합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뇌의 회로를 훈련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5. 실습 기반 훈련법 ③: 문제 재정의 기법 (Problem Reframing)
창의력의 핵심은 문제를 새롭게 보는 데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정의되는 순간 해결 방향이 정해지며, 그 정의가 창의성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문제를 바꾸면 해답도 달라진다’는 점에서, 문제 재정의 훈련은 창의력 개발의 가장 중요한 단계 중 하나입니다.
[실습 예시]
- 문제: “고객이 앱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 1차 재정의: “고객은 앱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 2차 재정의: “고객은 앱을 통해 얻는 가치가 명확하지 않다.”
- 3차 재정의: “고객은 앱의 핵심 기능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각각의 재정의는 서로 다른 해결책을 이끌어냅니다. 초기에는 UI/UX 개선이 해결책일 수 있지만, 후자의 경우 콘텐츠 전략이나 온보딩 과정의 변경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왜?’ ‘진짜 원인은 무엇인가?’를 반복 질문함으로써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6. 창의성은 감각이 아니라 훈련입니다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인 창의성은 더 이상 추상적이거나 선택적인 능력이 아닙니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해내기 위해, 우리는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고 연결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며, 이는 반복적인 실습과 사고 훈련을 통해 습득할 수 있습니다.
SCAMPER, 연상 확장, 문제 재정의 같은 훈련법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도구이며, 일상생활, 업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용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창의력을 ‘감’에 의존하지 않고, 구조화된 방식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이를 실천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오늘부터라도 하나의 키워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거나, 문제를 정의하는 방식을 바꾸어보는 연습을 해보세요. AI 시대의 주도권은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